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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거리들

게임 나이팅 게일 리뷰 탐험 몬스터 크래프팅 시스템

2024.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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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팅 게일
나이팅 게일

처음 트레일러에서 나이팅게일을 봤을 때 한국판 메리포핀스! 수많은 렐름을 돌아다니는 생존 오픈월드 크래프팅 게임. 거기에 거인과 소통하면서 우산으로 날아다니는 메리 포핀스가 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흥분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꽂힌 것은 이 여러 차원을 넘나 든다는 콘셉트였는데, 차원을 넘어갈 때마다 미지의 존재를 접하고 그곳에만 있는 특별한 장소를 탐색한다는 건 마치 끝없는 모험을 보여줄 것만 같은 묘한 기대감을 불러오거든요. 하지만 그렇게 출시한 나이팅게일은 어떤 요소도 내세울 수 없는 게임이었습니다. 여러 차원을 넘나들며 탐험하는 오픈월드 크래프팅 생존 게임이라 생각 게임은 실체를 까고 보니 퀘스트 라인 따라가는 9세대 RPG 게임 수준이었으며 그렇다고 RPG처럼 스탯이나 스킬트리 같은 성장요소도 없었습니다. 어떤 부분들이 그렇게 생각되었는지 탐험과 보스몹 크래프팅 시스템으로 하나하나 자세히 둘러볼까요?

탐험

우선 탐험 이 게임의 탐험은 시작부터 최악이었죠. 그도 그럴 게 내가 어디로 가는지 뻔히 알고 시작하는 탐험이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이 게임은 렐름의 콘셉트를 결정하는 바이온 카드와 지역의 레벨을 결정하는 메이저 카드를 조합하여 한 렐름을 완성하는데, 바이온 카드라고 나온 게 사막 숲 늪이라는 밋밋한 지형에 메이저 카드를 바꿔봤자 전체적인 색감과 몬스터의 외형만 조금 바뀔 뿐 특별한 장소를 찾아볼 수는 없었지 더더욱 짜증 나는 건 메이저 카드의 이름이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겁니다. 사냥, 의물, 성반 등 보기만 해도 뭔가 효과가 있겠구나 싶은 이름들은 단순히 나오는 몬스터의 레벨과 자원의 종류만 결정할 뿐입니다. 마이너 카드라는 추가 카드를 박아서 부가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긴 하지만 그것조차 월드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닌 플레이어에게 어떤 버프와 디버프가 들어오냐만 결정되는 것뿐이라 이 매력적인 콘셉트을 달아 없어지게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었어요. 내가 가야 할 곳도 이미 지정되어 있어요. 이 게임은 퀘스트를 따라가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러면 필드라도 풍부하게 채워져 있어야 할 맛이 나겠죠 이 게임에 있는 필드 이벤트는 게임을 시작하고 3시간 정도면 대부분의 바리에이션을 확인할 수 있는, 심지어 그것마저도 단순한 순서 맞추기 퍼즐 무지성 몬스터 사냥이 대부분이죠.

몬스터 보스 몬스터

몬스터에 대해서는 어떨까요? RPG에 수많은 렐름을 돌아다니는 게임이라면 다양한 몬스터와 특별한 보스몬스터가 존재할 것 같다고 상상이 되어집니다만 놀랍게도 이 게임은 몬스터마저 돌려 막기를 하였습니다. 바운드라는 차원 몬스터들은 모두 랠럼에서 등장하며 게임을 시작한 순간부터 지루함을 느끼고 게임을 종료하는 순간까지 당신을 쫓아다닐 겁니다. 밤에는 주기적으로 이 바운드들이 소환되고 모든 이벤트 몬스터도 얘네들이 있거든요. 퀘스트는 좀 다를 줄 알았죠. 퀘스트 몬스터도 얘네들이에요. 더욱더 놀라운 것은 보스전입니다. 캠페인을 따라가면 만나는 대부분의 버스는 오토마톤 나이트라는 몬스터를 수치만 바꿔서 재활용하거든요. 하지만 수치만 바꾸는 건 너무나도 지루한 일이겠죠. 특별하게 오토마톤 나이트 2마리를 보여주는 일도 있습니다. 다른 보스 몹을 보고 싶다면 오토마톤 나이트와 함께하는 25시간을 견딘 사람만이 새로운 보스 두 마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크래프팅

이 게임에서 가장 매력적이면서 가장 끔찍한 시스템 크래프팅입니다. 저는 이 게임처럼 난잡한 크래프팅 시스템은 본 적이 없어요. 이 게임의 모든 하자가 이 크래프팅에 전부 들어 있죠. 크래프팅 스테이션만 자그마치 12종, 이 크래프팅 스테이션을 보조하는 애드온이 41종. 놀랍게도 한 스테이션 당 에드원 숫자에 제한이 있어서 모든 애드원을 설치하면 고장 납니다. 최적의 조합을 찾아 설치해 둬야 하죠. 스테이션과 에드온의 숫자를 보면 알겠지만 이 게임은 크래프팅에 꽤 공을 들인 게임이에요.'발 헤임'처럼 먹는 음식에 따라 일정 시간 동안 체력과 스테미너가 증가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장비에도 체력이나 이동 속도 등 다양한 능력치가 붙어 있죠. 특히나 재미있는 점은 이 게임의 크래프팅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서 단순한 나무 도끼에는 근접 피해 힘 방어 효율, 치명타 피해 마력이라는 스탯들이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단순한 나무 도끼를 만드는 데는 돌블록과 벌목된 나무 그리고 띠가 필요하죠. 나이팅게일의 크래프팅이 특별한 이유는 소재에도 스탯이 붙어 있고, 그 소재를 활용한 크래프팅에 해당 스탯이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이게 무지성으로 스탯이 전부 붙는 게 아니고 그 장비에 해당되는 스탯만 붙는 방식이라 어떤 소재를 사용할지 고민하는 맛이 있어요. 이러다 보니 나이팅게일에는 소재가 아주 아주 많습니다. 근데 스테이션과 상자가 연동이 안 돼요. 중복된 재료를 빠르게 정리하는 기능도 없고요. 생존 게임 제작자가 부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패악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료를 소모하는 스테이션들이 제작을 완료하고도 그대로 불이 켜져 있는 겁니다. 이 말은 가스레인지 위에 음식이 없어도 계속 가스레인지를 켜놓은 것입니다. 그리고 스테이션에 한 번에 넣을 수 있는 연료 숫자에 제한까지 걸어두고요. 나갔다 돌아오면 스테이션이 모든 연료를 소모한 채 싸늘하게 식어 있도록 말이죠. 아침을 먹기 위해 가스레인지를 켜서 요리를 하고 출근을 하고 돌아왔더니 가스통을 바꿔야 하는 것입니다. 마치 플레이어가 편해지는 꼴을 보기 싫어 바라기라도 하는 것 같아요. 이 게임은 '발헤임'처럼 요리가 중요합니다. 요리를 나갈 때마다 걸어두고 나가야 된다는 소리예요. 안정적으로 요리 재료를 수급할 수단도 없습니다. 농사를 지으면 씨앗 하나당 작물 하나가 나와요. 씨앗 하나 만드는 데는 작물이 5개가 필요하고요. 어떤 식물은 아예 자라지를 않고 어떤 식물은 다 자라도 다시 씨앗을 반품하더라고요. 이런 크래프팅과 콘셉트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도 기적적인 일입니다. 단순히 재료에 붙어 있는 스텝과 수치만 바꿔도 특별한 보상이 완성되고 편의성을 더하면 지금 있는 불만의 절반이 사라질 텐데 말이죠. 그렇지만 이 시스템이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부질없는 짓이긴 합니다. 어차피 엔드 콘텐츠에 와더라도 지금까지 했던 것들을 똑같이 반복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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