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개봉한 이요섭 감독의 신작 '설계자'는 국내외 많은 영화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습니다.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강동원이 연기한 청부 살인 전문가 '영일'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역대급 서스펜스와 반전으로 극장가를 휩쓸었죠. 이 영화의 줄거리와 관객들의 평가및 제 개인적인 평가에 대해서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설계자 줄거리
'영일'(강동원 분)은 의뢰받은 살인 사건을 완벽하게 우연한 사고로 꾸미는 전문가입니다. 그의 팀원들인 '재키'(이미숙), '월천'(이현욱), '점만'(탕준상)과 함께 새로운 표적을 지정받게 되는데, 바로 사회 지도층 인사라는 위험한 의뢰였죠. 하지만 그들의 치밀한 계획에도 불구하고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기면서 사건은 꼬이기 시작합니다. 범죄 현장을 둘러싼 긴박한 상황이 펼쳐지며, '영일'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영화에서 상영 전에 공개한 줄거리입니다. 영화 설계자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강동원을 중심으로 한 팀은 보안업체로 위장한 뒤 청부살인을 의뢰받아 사고사로 조작하는 일을 하는데, 검찰총장 후보자의 딸로부터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해 달라는 의뢰를 받은 뒤 일이 꼬여 팀원들이 하나씩 목숨을 잃게 되고, 이 배경에 자신들보다 더 큰 조직인 '청소부'가 있다고 믿고 청소부를 쫓는 내용이 영화의 큰 줄기입니다. 일단 이 영화는 도대체가 뭘 말하고 싶은지, 뭘 보여주고 싶은지가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이런 류의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크게 보면 세 가지일 것입니다. 하나는 아귀가 치밀하게 착착 들어맞는데서 오는 쾌감, 또 하나는 이미 주인공에 몰입된 상황에서 주변상황이 주는 압박감에 의한 스릴. 마지막으로, 상황을 뒤엎어버리는 반전에서 오는 충격입니다.
'설계자' 국내 관객 반응
먼저 언론 시사회 후기는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재밌게 본 사람들도 많고 배우진들의 연기가 탄탄하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또 설계자는 홍콩 작품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원자 자체가 스토리가 탄탄하기에 국내 작품 역시 크게 나쁘지 않다는 평이 있었습니다. 개봉일인 5월 29일 수요일 자정을 기준으로 11만 2천여 명의 예매 관객을 동원해 32.8%의 예매율로 예매율 1위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개봉 이후 엄청난 혹평이 이루고 있습니다. 주된 혹평으로는 늘어져서 몰입이 안 되는 스토리, 도대체 왜 등장하는지도 모르겠는 등장인물, 주인공의 비호감 행위 그리고 허무한 결말이 뽑히고 있다 더군다나 등장 배우들의 대사가 중간중간 발음이 뭉개져서 뭐라고 하는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2주 차 첫날이자 개봉 8일 차인 6월 5일 수요일, 전주 대비 약 87% 하락한 1만 6천여 명의 일일 관객 수를 기록했으며 신규 개봉한 영화보다도 밀렸습니다.
'설계자' 개인적인 평가
설정은 흥미롭습니다. 지루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추천하기엔 애매한 영화였습니다. 보안 업체 ‘삼광보안’을 운영하는 영일(강동원)은 사고사로 위장해 살인을 대행하는 ‘설계자’입니다. 하지만 청부 살인을 의뢰받고 타겟을 처리하던 동료들이 되려 의문의 죽음을 당하자, 영일은 이들의 사고 역시 설계된 것이 아닌가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장점은 한국 사회의 병폐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점입니다. 영일을 찾아온 의뢰인 주영선(정은채)은 자신의 아버지인 검찰총장 후보자 주성직을 사고사로 위장해 죽여 달라고 의뢰합니다. 검찰총장 후보자의 일가가 비리 의혹에 휘말리고 언론과 유튜브에선 수사과정은 물론이고 주영선의 일거수일투족을 생중계합니다. 자연스럽게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일가족의 입시 비리와 경쟁하듯 자극적인 뉴스를 생산해 내는 미디어가 연상됩니다. 설계자들보다 더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청소부’의 정체를 쫓는 과정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영일 주변의 모두를 의심하게 만들며 혼돈에 빠뜨립니다. 음모론을 펼치는 유튜버 하우저(이동휘)도 끼어들어 이야기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죠. 강동원뿐 아니라 이미숙, 김신록, 이무생 등 조연들의 연기가 탄탄해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 설계자들이 영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외인사연감’을 뒤적이며 아이디어를 떠올리는데, 결과물을 보면 믿고 맡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표정은 누구보다 심각한데 작업 과정은 나사가 하나씩 빠진 듯 허술합니다. 저렇게 했다간 금방 경찰에 붙잡힐 것 같단 말이죠. 더 거대한 조직으로 설정된 청소부들이 굳이 비슷한 수법을 반복해서 허점을 남긴다는 설정도 의아합니다. 더 큰 문제는 결말입니다. 차근차근 복선을 쌓아 올렸다가 터뜨리는 반전이 아니라, 그저 관객을 속이는 게 목적인 ‘반전을 위한 반전’처럼 느껴집니다. 설계가 치밀하지 못하고 부실했던 탓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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